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어머니의 따뜻한 몸을 통해 인간으로서의 첫 온기를 느끼게 된다. 유년기부터 노년까지 우리는 어떤 공간, 어떤 장소, 어떤 지역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러한 공간과 장소는 우리의 기억과 경험을 통해 다양한 지층이 생겨나게 된다. 이번 전시는 건축, 예술, 공학 등에 몸담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난 3년 동안 연구하고 구축하게 된 스마트 쉘터 모델을 실험적으로 보여주려는 시도에서 출발했다. 전시 참여자들은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이해하거나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더 나은 장소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동기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특히,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스마트 쉘터’의 의미를 다져보고 어떤 유형의 모델이 가능한지 실험하는 일종의 블루 프린트 전시다. 완벽한 오브제 작품을 전시하는 화이트 큐브 식의 미술관 전시가 아니라 실험실의 보고서를 시각적으로 제안하는 프레젠테이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것은 일종의 리서치 전시라고 할 수 있다.

본래 쉘터에는 ‘보호’, ‘피난’, ‘임시’, ‘이동’ 등과 같은 다양한 의미가 존재한다. 이러한 ‘쉘터’가 지니는 기능적, 상징적, 역사적, 예술적 공간 안에 우리는 ‘스마트’한 방법론을 찾아보고 있는 중이며, 기술중심적이고, 기능중심적인 사회에서 우리가 상실하게 된 인간적 주체성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형식은 기능을 따른다고 말했던 모더니즘 선언 대신, 우리는 인간을 중심에 두고 형식과 기능, 스마트한 방식이 일원화되는 ‘개방성’에 주목한다. 인간, 환경, 기술이 함께 공존하며 유기적 생태학을 이루는 공간을 실험하고자 하며, 그 속에서 여러 목소리가 중첩될 수 있는 사회적 공간, 헤테로토피아 공간을 제안해보려고 한다. 이 공간에서 스마트 쉘터는 열려있는 시스템(체계)이자 오픈 인터페이스로서 기능하게 되며, 각기 다르고 때로는 이질적인 학문적 영역과 관점들이 서로 교차하고 융합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작동하게 된다.

정연심 (홍익대 예술학과 교수, 2018 광주비엔날레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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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2018.5.11 – 2018.5.16 *오프닝 세미나: 5.12(토) 13:00-17:00

장소: 2/W, 위켄드

관람시간: 13:00-17:00

참여작가: 고경호, 송복섭, 지승열, Interlab

입장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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