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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오큘러스 리프트 실험중인 이재경, 오른쪽- 지승열

현대미술 작가와 함께 AR기술로 협업을 했었던 지승열 공학박사를 인터랩에서 인터뷰 하였다. 건축공학자의 기술이 어떻게 현대미술에 파고들었는지 그 과정을 들어보았다. 


 

인터랩 : 안녕하세요. 일단 원래 건축공학 쪽에서 어떤 일을 중심으로 하시는 분인지 먼저 설명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지승열 : 저는 주로 건축공학에 다양한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제가 하고 있는 작업은 정보 모델링이라고 하는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기술로 다양한 연구를 하기도 하고 있는데 건물을 3차원으로 모델링 해서 건물의 정보를 넣는 작업입니다.%ec%82%ac%ec%a7%841-bim

(사진 1) 출처: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1433&contents_id=39803

 

건물 디자인을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짓는 행위를 할 때 사람이 작업을 하다 보면 컴퓨터 상에서는 완벽해 보이던 것도 예상치 못한 오류나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기술을 사용해서 오차를 줄이기 위한 작업을 해주면 많은 장점이 있고 비용절감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전에 건축디자인을 하면서 건축에 입문했었는데 그 후 동대문디자인파크와 같이 비정형(freeform) 디자인에 대해 수치데이터로 변환 작업과 같은 연구를 해왔습니다. 즉 디자인 된 건물이 잘 지어지게 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ec%82%ac%ec%a7%842-ddp(사진 2 동대문디자인파크)

 

또 예전에 참여했던 일 중에 ‘카타르 국립박물관’이라는 비정형 건물에서 장 누벨의 디자인 설계를 바탕으로 BIM 작업에 참여를 했었습니다. 카타르 국립 박물관은 모래꽃을 형상화해서 만들었는데 풍화작용에 의해서 생긴 모양을 형상화해서 이슬람 문화권의 장식적인 모양으로 장누벨이 디자인을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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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카타르박물관/ 사진 4-모래꽃)

 

저는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관심이 많은데 해외현장에 갖다 온 사람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 듣게 되었습니다. 종전과 같이 2차원의 도면을 바탕으로 건물이 지어질 때 물론 전문가들의 경험치로 작업하게 되지만 우리는 3차원으로 작업을 해오다 보면 아무래도 그분들이 못 보던 것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건축분야가 타분야보다 10-20년정도 기술적으로 뒤쳐져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저는 AR기술과 VR 기술을 건축에 접목하고 있습니다.

 

인터랩 : 제가 보기에 박사님은 건축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계셔서 신기했었는데 어떻게 다른 분야에서 많이 활동하게 되셨나요?

지승열 : 저는 재미있는 일을 찾아서 이것저것 연구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제 오랜 친구였던 이재경이라는 친구와 컴퓨터 프로그래밍 전공하는 분들과도 다양하게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한양대에서 산학협력으로 ‘이재경스튜디오’라는 회사와 함께 일하고 있는데 이재경씨가 진취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새로운 분야에 대해 도전적으로 빠르게 진행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 친구의 도움으로 예술 쪽에 계시는 분들이나 컴퓨터 프로그래밍 하시는 분들과 협업을 할 기회가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재경스튜디오 홈페이지 http://ljkstudio.com/]

예를 들어서 예전에 뇌파자동차에 대한 광고를 만든 경험이 있습니다.

(한국타이어 뇌파자동차 유투브) https://www.youtube.com/watch?v=3KIVgoK5sAU

 

여기 들어가는 자동차를 같이 만들어냈는데 2014년 2월 박사 졸업을 하면서 하게 된 프로젝트입니다. 몸체는 르노자동차의 트위지라는 전기자동차를 베이스로 몸체를 사용하고 우리가 타이어쪽을 담당했습니다. 인휠모터라고 전기자전거와 같이 자동차의 타이어에도 모터를 달아서 자동차 앞에 위치한 조향장치와 함께 타이어가 움직이면서 차가 작동하게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사람의 뇌파장치와 조향할 수 있는 연구에 참여한 것입니다. 한국타이어 TNDL의 기획과 함께 우리팀에서 이것이 실현될 수 있게 테스트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최근에 했던 프로젝트는 대구은행 프로젝트라고 해서 모델링을 한 것인데 메인 작업으로 건축적인 것을 하면서 측량적인 문제에 대해 더 연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AR 기술을 사용했는데 AR을 사용하는 이유가 자율주행자동차가 앞에 장애물이 있으면 멈추는 것처럼 카메라 사진 영상정보만의 기술로 실제 사이즈를 측정하는 등의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컴퓨터에서 정확한 수치로 작업을 하더라도 사람이 손을 대기 시작하면 생길 수 있는 오차를 컴퓨터 시스템과 로봇암(로봇팔)을 사용하여 줄이는 연구를 하였습니다. 로봇암은 손부분에 도구를 바꿔가면서 사용하는것인데 공장 같은데서는 이미 많이 사용하지만 건축 분야에서는 아직 미진한 기술이기 때문에 도입을 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이번 년도 4월에 멜버른에 갔다 왔을 때 건축 컴퓨터쪽에서 호주가 꽤 유명하기 때문에 호주 사람들이 연구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예를들어 기존의 박스형태 건물은 마감 과정에서 건물을 지을 때 생기는 오차를 감춰나갈 수 있는데 엣지가 살아있거나 비정형의 모양일 경우 조그마한 오차가 발생되면 끝에 가서는 겉잡을 수 없는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로봇암 같은 것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정부 펀딩을 받는 방법을 도입하기도 하는데 현장에서 AR로 구현을 해서 사람들이 정확하게 지을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인터랩 : 네~ 처음에는 건축을 위해 기술을 도입하시다가 그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하시면서 그 기술이 여러 분야에 쓰일 수 있게 된거군요. 그렇다면 어떻게 현대미술 전시에서 작가님과 협업을 하게 되신건가요?

 

지승열 : 제가 다른 프로젝트 때문에 만났었던 고경호 설치 미술가와 2016년 4~5월에 전시를 하게 됐습니다. 이 전시에 제가 참여하게 된 이유는 고경호 작가님께서 설치작품을 전시하게 되셨는데 이때 제가 AR 기술로 협업을 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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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 고경호(흰 코뿔소 설치, 2012-2016), 지승열(증강현실, 2016), 흰 코뿔소의 여정, 증강현실, 설치,

혼합매체(섬유강화플라스틱, 스테인레스 스틸, 종이, 나무 등),400×115×168cm

당시 출시된 지 얼마 안 되는 기술을 선보였었는데 일단 고경호 작가님의 코뿔소 작품에 연결된 테마로 관람객이 실제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 고글을 쓰고 AR을 체험하는 형식의 전시였습니다. 이때 저는 홍릉에서 360도 카메라를 사용하여 촬영한 후에 360도로 찍은 이미지를 쪼개서 VR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을 프로그래밍을 하고 맵핑을 해서 공에 상이 비치도록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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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 출처: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22&contents_id=108007

 

저도 이번에 작업하면서 새롭게 느낀 점들이 많았고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처음에 사람들이 터치할 수 있는 공모양이 원래 큐브 모양이었는데 그것을 구 모양으로 변경하면서 설계가 바꾸었습니다. 컴퓨터상에서는 완벽하게 구동이 됐지만 실제 전시장에서 오랜시간 사람들이 체험하면서 또 다른 경우의 수가 계속 생기게 되었기 때문에 버전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여러가지 베리어를 예상해서 보호막을 쳤지만 문제는 러닝 타임이었습니다. 제가 실험을 하는 기간은 상대적으로 짧고 그 기간 안에서는 예상대로 작동을 하게 됐는데 전시장에서는 대략 12시간동안 지속되기 때문에 시간이 길어지다보면 시스템에도 그 데이터가 누적이 되면서 오류 발생 가능성이 달라지게 됩니다. 즉 시스템이 인터렉티브하게 On 되어 있기 때문에 스스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게 됩니다. 컴퓨터 상에서도 로그데이터를 계속 수집을 하고 있고 그 상황 속에서 충돌을 하게 되는데 컴퓨터 시스템을 리셋하면 어느정도 문제가 해소되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서 자동 리셋 타임을 줘야 하나 생각도 했었습니다.

 

인터랩 : 이번에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것이 저는 어떻게 건축공학을 하시는 분이 타분야에서 활동을 하게 되셨는지가 제일 궁금했던 점인데 지금 말씀을 들어보니 박사님께서는 특별히 타분야에 대해 연구를 하셨다기 보다 건축공학 분야에서 연구하셨던 기술을 다른 분야에 적절히 차용하고 응용했다는 느낌으로 와 닿았습니다. 그 점이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혹시 앞으로 계획은 무엇이신가요?

 

지승열 :  10월에 대전시청에서 건축 전시가 잡혀있습니다. 지금 부모님댁 집을 짓고 있는데 지어지는 과정을 드론으로 촬영한 것을 스캔해서 가상의 공간 상태에 들어가서 보게 하는 것입니다. 덕수궁에서 했던 AR 협업과 비슷하게 고글을 쓰고 게임과 같이 사람이 건물 안에 들어가서 건물이 지어지는 과정을 시간에 맞춰 변화 과정을 안과 밖에서 볼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인터랩 : 네~ 저도 꼭 가서 보고싶네요. 앞으로도 재미있는 활동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터랩에서도 더 재미있는 기획이 있으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두 시간 동안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여러 이미지 보여주시면서 설명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