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ejandro Aravena

 

Alejandro Aravena

알레한드로 아라베나 Alejandro Aravena

    칠레 출신 건축가인 알레한드로 아라베나(Alejandro Aravena)는 2016년 프리츠커상(Pritzker Architecture Prize)을 수상했다. 하얏트 재단(Hyatt Foundation)이 후원하는 프리츠커상은 매년 인류와 환경에 가장 크게 공헌한 건축가에게 수여되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다. 역대 41번째로 프리츠커 수상자 목록에 이름을 올린 아라베나는 칠레 건축가로는 최초로, 남미에서는 네 번째로 프리츠커상을 수상했다.
 아라베나는 1994년 활동을 시작한 이래 사회적 책임, 경제적 수요, 도시와 거주 디자인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바탕으로 건축의 새로운 세대를 선도했다고 평가받는 건축가다. 그는 세계적인 주택 위기 속에서 도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장기간 헌신해 왔으며, 사회적이고 인본주의적인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예술성을 겸비한 작업을 통해 건축의 역할을 확장했다.

    2014년에 개최된 지식공유 강연회  테드(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를  자세히 살펴보면 알레한드로 아라베나는 설계하는 데 있어 통합의 힘을 강조한다. 이를 적용한 세 가지 사례를 소개하는데, 첫 번째로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는 도시화다. 사람들이 도시로 모여드는 현상과 함께 이에 뒤따르는 “3S” 문제도 발생한다. 이는 규모(Scale), 속도(Speed), 희소성(Scarcity)으로, 이로 인해 도시에 많은 인구들이 빈곤상태에 처하게 된다. 주택난을 해결하지 못하면 그 사람들은 슬럼가나 빈민가, 임시 판자촌에 살게 된다. 아라베나는 이에 대한 해답을 빈민가 그 자체에서 찾는데, 10년 전 그가 속한 엘리멘탈(ELEMENTAL)은 칠레 북부 이키케 도시를 30년간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던 100가구에게 집을 지어주도록 요청받았다. 대략 만 달러의 보조금을 사용해 토지를 매입하여 기반시설을 조성하고 최대한 40평방미터 정도 되는 집까지 지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라베나는 이 과제의 난이도 때문에 제약사항을 이해하는 과정에 각 가정들을 참여시키기로 판단했다. 그 가족들과 합의를 본 결과 그들은 혁신이 필요했다. 보통 중산층 가족이라면 한 80평방미터 정도에서 살겠지만 자금이 없을 경우 시장에서는 주택의 규모를 40평방미터 정도로 축소한다. 그래서 그들이 제안한 바는 40평방미터짜리 작은 집을 짓는 대신 큰 집의 반을 짓는 것이다. 또한 주민들은 직접 노동에 참여하고 일을 분담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설계는 빌딩과 주택 중간 정도로 비싸고 도시의 부지를 구입해 주변지역으로 강제퇴거 당하지 않아 직업을 유지할 수 있으면서도, 그 가정들 스스로가 주택을 확장하며 나머지 반을 완성해 중산층 주택으로 바꿀 수 있게 되었다. 이 설계의 목적은 “3S” 해악인 규모, 속도, 희소성을 이해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서 사람들 스스로 건축할 수 있는 능력을 열어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어떻게 설계가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가이다. 그는 2012년 아나클레토 안젤리니 UC 혁신센터(UC Innovation Center – Anacleto Angelini)건설을 위한 경합에 참여해 지식 창조에 맞는 환경을 건설하고자 했다. 그러나 주로 건물의 외면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 직사광선이 그대로 들어와 내부에 온실효과를 일으키며, 층마다 서로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없어 직원들 간의 소통이 단절되어 있다. 반대로 그는 외곽에 두툼한 외벽을 설치해 직사광선을 피하고 통풍을 가능하게 했으며, 내부 중앙을 뚫어 각 층마다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로써 냉방가동에 소비되는 연간 에너지소비를 절약한 것이다. 이처럼 그에게 제대로 된 설계는 상식을 적극 사용하는 것이다.
    마지막 사례는 설계를 통해 자연재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엘리멘탈은 2010년 칠레에 리히터 규모 8.8의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한 남부에 있는 콘스티투시온(Constitucion) 재건 사업을 맡았다. 그들은 공공건물부터 공공장소, 도로선, 교통, 주택까지 포함해 미래의 쓰나미로부터 도시를 보호할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 먼저 두 가지 대안으로 재앙이 일어난 지역을 시설금지 구역으로 설정하거나 또는 쓰나미를 방지할 큰 장벽을 세울 수 있지만 이는 모두 바람직하지 않았다. 이번 프로젝트 역시 주택건설 과정에서처럼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주민들을 참여시켰고 참여적인 설계과정을 시작했다. 이 과정 속에서 주민들과의 소통은 수많은 마찰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들은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그들이 알게 된 사실은 주민들은 언제 또 들이닥칠지 모를 재앙보다 매년 홍수로 인한 범람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그들에게 제공된 공공장소는 형편없다는 사실이었다.
    이에 엘리멘탈은 세 번째 대안으로 지형적인 위험에 맞서서 지형적인 해결을 하고자 했다. 도시와 바다 사이에 있는 숲이 빗물을 분산시켜 범람을 막는 것이다. 또한 조사해보니 같은 문제를 다루는 세 개의 프로젝트가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따로 진행되고 있었다. 세 프로젝트들은 협의 하에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서 또 한 번 설계에서 통합의 힘은 도시의 부족한 자원들을 더욱 효율적으로 쓰게 해줌을 알 수 있다. 그는 자가 건설의 힘이 발휘되고 상식의 힘이 또는 자연의 힘, 이 모든 힘들이 형태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형태는 삶 그 자체이며, 설계가 가진 통합의 힘은 건축의 가장 깊숙한 곳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시도인 것이다.

 

 

Alejandro Aravena Profile

    알레한드로 아라베나는 1967년 6월 22일에 칠레 산티아고에서 태어났다. 그는 1992년 칠레 카톨릭대학교(Universidad Católica de Chile)에서 건축 전공으로 졸업했다. 1991년 제 5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국제건축전(La Biennale di Venezia – 5th International Architecture Exhibition)의 베니스 어워드에 참가했다. 1993년 베네치아 국립건축대학교(IUAV)에서 역사와 이론을 전공했으며, 베네치아 국립미술원(Accademia di Belle Arti di Venezia)에 있기도 했다. 1994년 그는 자신의 사무소를 차렸다.
    하버드 디자인 대학원(Harvard Graduate School of Design)의 교수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재직했다. 그리고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프리츠커 건축가상(Prizker Architecture Prize)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2010년 영국 왕립건축가협회(Royal Institute of British Architects)의 국제 회원으로 임명되었으며, 영국 모노클(monocle)잡지에서 뽑은 세계의 새로운 영웅 20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다. 2011년 이후로 런던 경제대학교(London School of Economics)의 도시 프로그램의 임원이자, 라틴 아메리카 연구를 위한 데이비드 록펠러 센터(David Rockefeller Center)의 지역 자문위원회 임원이기도 하며, 2013년부터 스위스 홀심 재단(Swiss Holcim Foundation)의 임원이다. 칠레 공공정책학회(Chilean Public Policies Society)의 설립멤버다.
    또한 핀란드 정부 혁신 기금인 핀란드 국가연구개발기금(SITRA)을 위한 헬싱키 디자인연구소(Helsinki Design Lab)의 리더다. 2012년 리오+20 정상회의에 기여한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2014년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Rio de Janeiro)에서 열린 테드(TED) 연설자로 초청되어 강연을 펼쳤다. 올해 2016년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전선에서 알리다(Reporting from the Front)’의 총감독으로 선정되었다.

 

 

About the ELEMENTAL

    2001년에 설립된 건축 사무소 ‘엘리멘탈(ELEMENTAL)’은 알레한드로 아라베나가 총감독으로 이끌고 있으며, 참여적인 건축디자인을 하기로 유명하다. 엘리멘탈은 아라베나를 비롯해 곤잘로 아르떼아가(Gonzalo Arteaga), 호앙 세르다(Juan Cerda), 빅토르 오도(Victor Oddo), 디에고 토레스(Diego Torres)가 파트너로 함께하고 있다. 이들은 ‘씽크 탱크(Think Tank)’와 대비되는 ‘두 탱크(Do Tank)’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주택, 공공건축, 기반시설 및 교통과 관련해 공익과 사회적 효과에 중점을 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엘리멘탈은 단순히 상대적으로 빈민에 속하는 계층에게 주거지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치인, 법조인, 연구자, 거주자, 지방 당국, 건축업자 등과 긴밀하게 협업함으로써 사회 구성원 모두가 만족하는 최상의 결과를 끌어내고자 한다. 칠레, 미국, 멕시코, 중국, 스위스 등에 2,500개 이상의 저가 유닛을 디자인함으로써 사회적 특권의 뒤편에 가려져 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왔다. 엘리멘탈은 산티아고의 메트로폴리탄 산책로(Metropolitan Promenade, 1997~현재), 바이센터니얼 어린이 공원(Bicentennial Children’s Park) 등의 프로젝트를 맡았으며, 2010년 지진과 쓰나미가 칠레를 강타한 후에는 콘스티투시온(Constitucion) 복구 작업에 동원되어 긴급 구조와 기본계획(Master Plan)을 담당하였으며, 빌라 베르데(Villa Verde, 2013), 콘스티투시온 문화 센터(2014)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http://alejandroaravena.com/

 

 

에디터 황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