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SMARTSHELTER FORUM _ 스마트 쉘터 공간구축을 위한 다학제적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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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시대부터 근대까지 주거 형태의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미래의 주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건축의 기원은 오두막과 고대 로마 도시에 세워진 공공건축물인 궁전, 사원, 경기장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모두 실용적인 목적을 출발점으로 한다. 반면에 근대 건축물은 기능적인 동시에 예술적인 측면 또한 강조한다.
이런 점에서 1900년대 비엔나 건축가인 아돌프 로스(Adolf Loss)는 건축가는 모순적인 내용을 다룬다고 말한다. 예술작품은 몇몇 사람들에게만 감동을 주는 것으로 충분하며 기능적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건축은 사람들의 기능적 요구에 부응해야 하며, 모두에게 편안함과 만족감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19세기 초 무렵까지만 해도 건축가들은 특권 계급인 왕과 귀족들을 위해서만 봉사해왔으나, 산업 혁명, 프랑스 시민 혁명이후 전체적인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 계급이 시민 계급으로 이동하면서, 건축의 관심사 또한 이동했다.

 

19세기 중반부터 건축의 역사가 글로벌해질수록 비유럽 건축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특히 많은 모더니스트들은 지중해 근처에 위치한 버내큘러(vernacular) 주거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원시적인 오두막, 중국 초기 주택에서 기하학적인 형태가 많이 발견되었으며, 이는 합리주의 디자인과 일반 주택 양식에 영향을 주었다. 이처럼 인간이 살고 있는 원초적인 공간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여러 시도들이 이어졌다.
본격적으로 산업 혁명이 일어나면서 여러 도시에 공장들이 세워지기 시작했고, 도시로 집중되기 시작한 노동 인구를 수용할 수 있으면서 비용이 적게 드는 대중 주택의 수요가 생겨났다. 이 때부터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와 미스 반 데 로에(Mies van der Rohe)와 같은 건축가들이 일반 대중을 위한 주택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예전에 오로지 특권계급만을 위해 일했던 건축가들이 대중에게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점이 눈여겨 볼만한 현상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개인적인 사용과 집단적인 서비스 간의 조화를 이루고자 노력했다. 경기 침체로 인해 대두된 비용 절감의 필요로 인해 모더니스트 건축가들은 미니멀한 건축을 제안하였다. 19세기 근대 건축에 뿌리를 두고 있는 대규모 집단 주거 양식인 아파트 단지는 코헨이 본 강연에서 강조한 책, 『La Muette low cost housing scheme』 (1934)에 따르면,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 고립되어 있어 외로움을 느끼며, 살기 좋지 않은 환경이다. 또한 집단 거주지는 범죄의 헤테로토피아가 된다.

 

또한 20세기 초 세계 대전의 발발로 초토화된 유럽 대륙은 새로운 주택건설이 절실했다. 이는 조립식 건축 프로젝트의 진행으로 이어졌다. 그 중 두 개의 프로젝트를 비교해보자면, <Wichita House>는 정교하고 세련되었으나 외형이 집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융자를 받지 못해 실패로 끝나버렸다. 다른 프로젝트인 AIROH(Aircraft Industry Research Organization House)는 기술적으로 다소 후퇴했더라도 집의 형태를 갖추고 있어 성과를 거두었다.
이처럼 전쟁 이후 다양한 실험들이 시도되었는데 그 중 대표적인 예로 장 프루베(Jean Prouvé)는 <tropical house>를 짓기도 했다. 이들의 핵심은 조립식 건축을 마치 조립 부품으로 구성된 자동차와 같이 구축하는 것이었다. 르 코르뷔지에는 다시 집단성과 개인성을 함께 추구한 아파트 단지를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중의 라이프스타일을 관찰하면서 근대 운동의 보편화에 대한 저항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제 미래 주택을 연구하는 데 있어 근대적 주거 양식의 대안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대안적 움직임들 중 하나는 하나의 도시를 마치 세포들의 구성들로 간주하여 기존의 타입을 전복시키는 여러 실험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기존에 있던 오래된 건물이 보존되었다는 전제 하에 지속가능하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코헨은 사회비평가이자 도시사회학자인 마이크 데이비스(Mike Davis)의 말을 인용하며 난민 수용 캠프와 같은 현 상황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건축은 1920년대에 보여줬던 움직임들과 같이 디자인이 가진 힘과 사회적인 진보들을 결합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건축이 당면한 과제임을 강조한다.

네 명의 패널들과 나눈 질의시간에서 이러한 논의는 지금도 역시 유효하며, 재난에 닥쳤을 때 물리적인 환경으로부터 안전한 공간을 제공했다하더라도 과연 이재민들에게 최상의 조건인지는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질문은 집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으로 되돌아간다. 집은 사적인 공간으로 외부의 공적인 공간과 구별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가정이 각자의 주택에서 무엇을 기대하고 요구하는 지가 관건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적인 공간이 어떻게 노동의 억압으로부터 벗어나 자유의 공간으로서 자아를 재구축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달려있으며, 이것이 바로 그 질문에 답이 될 수 있겠다.

 

 

에디터 황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