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된 경계 그리고 사건≫

 

 

데리다의 해체주의적 시각에 따르면 주체와 타자를 구분 짓는 선은 기존의 인식처럼 뚜렷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를 구분 짓는 것은 자의적이고 유동적인 기준에 의한 것이다. 즉, 주체와 타자에 대한 구분이 해체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하나의 개념이나 실체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실상 분명하거나 고착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본 전시의 작품들에 담긴 작가의 시선을 살펴보면 주체와 타자뿐만이 아닌 다양한 것들에 대한 기존의 고정적 개념을 해체하기 위해 주체와 타자의 경계가 지워진 상태 혹은 흐려진 경계 위에 선 채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은 각기 다른 소재와 주제를 다루고는 있으나, 그 이면에는 주체를 주체로서 혹은 타자를 타자로서 고정시키지 않고 기존의 인식을 삭제하고 지워낸다는 점에서 하나의 맥락으로 이어져 있다. 우리에게 낯익은 장소, 그곳은 실상 익숙하지 않으며, 자연이라는 외부적이며 부수적 존재는 실상 우리의 일부이다. 응시하는 시선은 반대로 우리가 강압적으로 수용하게 되는 시선과 중첩된다. 

이렇게 경계를 해체하기 위해서는 만남에 있어 일반적이지 않은 새로운 방식이 요구된다. 현재 사람들과의 직접적 대면과 물리적 공간에서의 자유로운 활보가 어려워진 만큼 온라인 전시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고 이는 작품과 관객의 ‘만남’의 방식 역시 전이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베르그송은 “보통의 인식과 지각은 대상을 있는 그대로 포착하는 것이 아닌 삶에 유용한 부분만을 제한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불과하다”고 하였다. 사람들은 어떠한 것을 받아들일 때,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기준으로 대상을 왜곡시키거나 범주화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판단의 개념을 벗어나, 대상을 있는 그 자체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직관(intuition)’을 통해야 한다. 즉, 의도성이 없이 우연히 마주치는 어떤 대상에 의해 자극을 받는 직관적 경험을 통해 일반화 및 범주화된 것에서 벗어나야 숨겨지고 은폐된 것들로부터 대상이 본래 지니고 있던 본래 대상 고유의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직관을 유발하기 위해서는 예측불가능한 상황, 즉 ‘사건’의 발생이 필요하다. 

확대된 이미지 자체가 사건의 조건을 완전히 충족시켜주기에는 어려울 수 있으나, 온라인 전시가 제시하는 사건적인 만남의 방식을 통해 관객이 예상했던 것 이상의 장면들을 우연히 대면하게 함으로써 보다 많은 직관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주고자 한다. 이를 위해 관람객이 다방향으로 전시와 작품을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선택적 관람방식을 제공하고 기존 작품에서 관찰하기 힘들었던 부분까지 보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방식은 우리에게 물리적으로 작품을 대면할 때 미처 바라보지 못했던 이면들을 직시하게 해줌으로써 관람하는 행위를 하나의 사건적 만남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만드는 도전적 시도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기존의 작품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작품의 전면 샷과 더불어 작가가 직접 더 보여주고픈 작업의 일면과 그에 해당하는 추가적 설명을 통해 조금 더 작품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자 하였다.

✻ 전시기간: 2020년 7월 3일(금) ~ 8월 3일(월) 

✻ 참여작가: 이선구, 이정화, 이주현, 임수빈, 이 준, 김윤아, 김성헌, 민지혜

✻ ✻ 아카이브용으로 게시되는 컨텐츠는 전시기간에 보여지는 컨텐츠의 일부만 전시되며 작품 이미지의 해상도 역시 상대적으로 낮으므로 이점 참고바랍니다.

 

 

 

 

 

이 선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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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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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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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수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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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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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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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과정 영상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vIt9bXiV9hU

 

 

 

 

김 성 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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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관련 칼럼글 ‘인류세(Anthropocene, 人類世)’ 환경 속 인간과 예술’

보기 ▸  http://interlab.kr/archives/5153

 

 

 

 

민 지 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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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포먼스 영상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YVoaneYa51w

 

 

 

‘기획취지 및 참여한 사람들’에 관하여 ▸  http://interlab.kr/archives/67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