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세계 각국이 감염 예방을 위해 오프라인에서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를 위해 일부 국가는 정책적으로 전 국민 자가격리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전 세계적 위기 상황에 따라 교육계를 비롯해 일상생활 및 사회 전반에서는 제한된 물질적 신체의 움직임을 대체할 방식을 찾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실시간 원격강의를 도입하여 대면 강의를 대체하고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여 물리적 공간에서만 이루어졌던 행사를 온라인을 통해 방송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은 예술계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했다. 국공립미술관을 비롯한 다수의 주요 예술 기관과 갤러리 역시 잠정적으로 시작된 휴관이 기한 없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정지된 오프라인 전시 및 활동의 대안점을 비물질적인 가상공간을 활용하는 방식에서 찾게 된 것이다.

   사실 온라인 공간 및 플랫폼을 이용한 가상 전시의 구현은 2010년도에 들어서면서부터 이미 실현되기 시작했다. 당시 가상 전시를 구현하기 시작했던 온라인 미술관 플랫폼 중 하나로 구글 아트 앤 컬처(Google Arts&Culture)를 꼽을 수 있다. 2011년부터 구글이 미술관과 협력을 맺고 각 미술관에서 소장 중인 예술 작품들을 스캔하여 고해상도의 이미지로 감상할 수 있는 아트 카메라(Art Camera) 카테고리를 제공한 것이다. 이 외에도 문화 체험을 가능하게 하는 360도 비디오(360° Video), 랜드 마크를 투어할 수 있도록 하는 스트릿 뷰(Street View)와 같이 실제 공간을 가상으로 체험하게 하거나 얼굴 인식 기능으로 닮은 인물이 등장하는 미술 작품을 선별하여 주는 서비스 등 재미 요소도 함께 제공해오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 중 하나인 테이트 미술관(Tate Museum)의 경우, 2012년부터 BMW 테이트 라이브 퍼포먼스 룸(BMW Tate Live Performance Room)이라는 온라인 실시간 퍼포먼스 중계를 통해 정적인 작품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었던 큐레이션에서 벗어나 온라인을 활용한 실험적인 콘텐츠를 시행하면서 대중에게 예술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러한 사례는 미술계가 미술시장의 확장을 포함해 예술 분야에 대한 정보 공유, 작품에 대한 이해 향상과 같은 교육적 측면에 대한 공헌, 예술에 대한 흥미 향상 등과 같은 다방면의 이점을 획득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여 유비쿼터스 공간을 구축해나가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기존에 온라인 전시는 일부 기관에서만 한정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최근 이러한 가상 전시 및 서비스는 상황에 의해 피동적으로 확산되었고 그 결과, 여러 국내외 상업 갤러리 및 미술관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다양한 방식을 고안하여 제공 중이다. 일례로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유튜브 플랫폼을 활용하여 큐레이터의 설명과 함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실시간 중계하기 시작하였으며, 부산시립미술관 역시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국립현대미술관과 동일한 플랫폼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 예정이었던 전시의 온라인 전시 투어 영상을 게재하고 VR 기능을 제공하여 기존 전시를 가상의 공간에서 둘러보게 함으로써 오프라인 전시를 대체하고 있다. 국외의 경우, 상업 갤러리 중 하나인 페이스 갤러리(Pace gallery)의 온라인 뷰잉 룸(Online Viewing Room)의 전시 방식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페이스 갤러리의 경우, 누구나 이메일 주소를 기입하면 간단하게 ‘입장’(혹은 접속)이 되는 온라인 뷰잉 룸(Online Viewing Rooms)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정해진 기간 동안 작가의 작품을 게시한다. 각 작품의 판매 여부와 간단한 정보 및 작품 이미지 그리고 필요할 경우 전시 작품 중 하나를 축소 및 확대를 통해 보여주는 영상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렇게 제시되는 작품 영상은 동적인 이미지를 통해 인터넷 창이라는 좁은 범위에 한정되고 고정된 시야로 야기되는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한다. 이러한 페이스 갤러리의 전시 방식은 기한을 한정하고 특정 절차를 통해 접속 가능하게 함으로써 온라인 공간을 오프라인 공간화하되, 시공간에 구애 없이 감상할 수 있다는 이점을 경험하게 해준다. 그리고 결국 온라인 전시를 보편화해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온라인 전시는 비록 기존 오프라인 전시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원작의 아우라와 작품과 물리적 공간에 현존하면서 누릴 수 있는 체험을 누릴 수 없다는 단점은 있다. 그러나 오프라인 전시가 필연적으로 지니는 제한적 요소에 대한 보완점을 제시하고 작품을 향유하는 방식을 새로운 차원의 공간에서 다양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는 단순히 장소성의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까지의 제한적이었던 큐레이션 방식에 관하여 도전적인 실험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이로 인해 다가올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주시할 수 있는 기회이다. 이제껏 상대적으로 어려운 접근성 및 기술적 문제로 인해 기존 전시의 보조적 장치로써 밖에 여겨질 수 없었던 온라인 전시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물리적인 접촉이 모두 차단된 이때, 전 세계가 교류 및 활동이 정지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온라인 전시가 가진 긍정적인 요소들에 주시할 수 있게 되었다.

 

 

 

editor. 박 은 경

 

 

 

 

 

 

● Google Arts&Culture   

   https://artsandculture.google.com/

● BMW Tate Live Performance Room   

   https://www.tate.org.uk/whats-on/tate-modern/performance/bmw-tate-live

● Pace Gallery Viewing Rooms   

   https://www.pacegallery.com/viewing-roo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