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인터랩의 Project [예/기:술 ]에서는 과학, 기계, 기술, 미디어어 대해 이야기한 실험적인 예술 작품들의 사례를 두루 살펴보았는데 인사미술공간에서 열리고 있는 《상영중(During the play : Always play on artists’s moving-image)》전시에서는 그동안 기술 중심적인 예술작품의 현상적인 면 이외의 좀 더 거리감 있는 시선으로 그 시스템과 기획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어 그 신선한 시각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한다. 그림1

이 전시는 2016년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의 연계전시로써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의 시각예술(큐레이터)과정에 선발된 송지현의 연구인 “포지티브 섬(Positive Sum): 국내 영상예술작품을 위한 큐레토리얼 실천과 방안 모색”의 결과물을 전시로 구현한 것이라고 한다. 이 전시의 참여작가는 변재규, 조승호, 전하영, 주연우, 김다연, 임고은, 문유진, 아영, 김민정 이렇게 총 9명의 작가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작가들의 작업 중 ‘영상예술과 기술 사이의 관계 및 매체, 시각성’을 탐구한 작업에 대해 다루고 있다. 

변재규[사진을 클릭하시면 영상으로 이동합니다.]

변재규, 영화의 빛나는 밤, 2014, 설치, 혼합매체

변재규 작가에게 영화는 실험의 대상이며 세계를 바라보는 도구이다. 

<영화의 빛나는 밤>은 영화의 메커니즘으로 구성된 설치 작품이다. 영화를 구성하는 물질, 비물질 장치를 전시장에 함께 드러낸다. 이는 영화가 구성하는 시청각의 장이 기계의 물리적 조건들과 함께 영화를 받아들이는 인식주체의 생리학적 메커니즘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우리의 기억 속에 잠재된 의식과 무의식의 유기적 조합을 강조하는 언급이기도 하다. 

(작품 설명 출처: 전시 보도자료 http://www.insaartspace.or.kr)

 

전하영[사진을 클릭하시면 영상으로 이동합니다.]

전하영, 프레임 워크, 2014, 16mm를 비디오로 변환, 싱글채널비디오, 흑백, 운드, 6분 22초

전하영은 여성적, 사회적 관계망과 이를 둘러싼 갈등과 타협에 관심을 둔다. 이와 관련된 기억과 이미지를 다양한 영화적 시선과 경험으로 구성한다. <프레임 워크>는 반영적인 구면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을 찍은 수천 장의 사진적 이미지로 이루어진다. 정적이지만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이 작품은 시선 너머의 대상을 지우고 ‘바라보는 행위’에 초점을 맞춘다. 정지한 듯한 이미지들은 서로 이어지며 움직이는 이미지로 변화한다. 작가는 관객에게 이미지와 이미지 사이, 이미지와 현실의 틈새의 통과를 경험하도록 유도하여 영화는 보는 것이 아니라 ‘경험’으로 구성된다는 사고를 상기시킨다.

(작품 설명 출처: 전시 보도자료 http://www.insaartspace.or.kr)

 

김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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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연, 드라이브, 2015, HD, 싱글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7분 28초

<드라이브>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에서 자동차 씬들을 재구성한 오디오-비주얼 크리틱 작품이다. 키아로스타미 영화 속 인물들이 그리는 삶의 궤적과 방향성을 분석해 보고자 했다. 김다연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여러 작품에서 롱 테이크(long take)로 촬영된 드라이브 장면들과 다른 영화들에서 가져온 푸티지들을 혼합하고, 화면 분할과 교차편집을 통해 또 다른 서사를 만들어 낸다.

(작품 설명 출처: 전시 보도자료 http://www.insaartspace.or.kr)

 

임고은[사진을 클릭하시면 영상으로 이동합니다.]

임고은, 5월 어느 날, 5일, 2010-2013, DV 6mm & 필름, 필름과 비디오 설치, 컬러, 사운드, 2분

임고은 작가는 영상예술(실험영화, 비디오 설치, 인터렉티브 미디어등)을 통해 시선의 주체와 객체, 과거와 현재, 진실과 허구의 경계들을 어떻게 하면 유연하게 넘나들 수 있을지 탐구한다. <5월 어느 날, 5일>은 5월 어느 날 죽어가던 모란을 바라보며 경험한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기억이다. 16mm 필름 영사기와 디지털 빔 프로젝터를 통해 함께 영사되는 모란은 지는 순간을, 분주하게 잔상을 남기며, 재현한다. 윤곽이 분명하지만 어두운 이미지의 디지털 이미지와 경계가 모호하지만 색깔이 선명한 필름 이미지가 공존하며 교차하는 경계 속에 사라지는 모란을 애도한다. 김영랑의 모란은 1년 365일 중 5월 어느날 5일 피었다가 서운케 무너진다.

(작품 설명 출처: 전시 보도자료 http://www.insaartspace.or.kr)

 

이 전시는 얼핏 보아서는 기존의 전시 구현 방법론인 영상 예술을 전시하고 있는데 그 속에서 타 전시와 비교할 수 있는 특징은 영상 예술 작품을 통해 그 속에서 어떻게 아날로그, 디지털, 오프라인, 온라인의 형식이 변화하였는지 그리고 어떻게 작품의 유통이 이루어져 있는지 큐레이토리얼의 실천과 배급의 문제에 대해 다루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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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한 영상예술
 셀룰로이드 필름에서 비디오, 캠코더, 디지털로 변화한 제작 도구의 발전과 영사기에서 TV, 모니터, 빔 프로젝터로 변화한 프로젝션 방식의 발전은 영상예술 형식의 확장을 이끌어냈다. 동시에, 작품을 제시하는 공간이 다양해짐에 따라, 전시, 관람, 배급, 판매와 같은 유통 시스템 및 아카이브 시스템도 변화하였다. 《상영중》은 영상예술과 이를 둘러싼 다양한 변화가 기술의 발전과 맞닿아 있음을 인식하고, 이에 맞춘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영상예술의 매체 특수성을 탐구하고 확장되는 인지 방식을 보여주는 작품
기획자는 매체의 특수성과 확장된 영상예술의 인지 방식을 고민하는 작가와 작품을 선별했다. 관람객은 상영관과 같이 좌석에 앉아 수동적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전시장에서 작품들 사이를 이동하며 작품을 감상하게 된다. (…) 중략 (…) 기술의 변화는 영상예술을 상영관에서 미술관으로 이주시켰다. 이를 통해 상영관에서 고정된 자리에서 작품을 관람하던 관객은 미술관에서 움직이고 이동하며 영상예술을 관람할 수 있게 되었고, 정지된 이미지만을 전시하던 미술관은 움직이는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중략--기획자 글 中

이 전시가 말하고자 하는바는 영상예술 작품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작가-기획자-영상 제작자-배급자-관람자 등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협력적 연계’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영상예술 작품 전시에서는 어떻게 영상예술이 기술과 관계하여 변화하였는가에 주목했다면 이 전시에서는 한 발짝 더 나아가 그런 예술이 관객에게까지 도착하기 위해 그 영상작품을 중심으로 또는 주변으로 형성되는 시간-공간적 운동성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고 있다. 

editor 김 주 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