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지 신발로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그 한지 신발을 통해 콜라보를 하고 계시는 최정아 작가님을 만나보았다. 서로 연결된 듯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시면서 어떻게 한국의 종이를 신발제작에 사용하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인터랩: 안녕하세요. 최정아 작가님, 한지 신발을 만드시기 전에 홍대 목조형가구과를 졸업하시고 무대디자이너로 프리랜서활동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후 어떻게 한지 신발을 만들게 되셨나요?

최정아: 전 홍익대학교에서 목조형가구를 전공한 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게 됐는데요… 거기에서 좀 더 ‘공간’에 대해 공부하게 되면서 데코레이션이 필요한 전시 공간 디자인과 무대 디자인쪽에서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프랑스에 있을 때 정말 몸을 사리지 않고 많은 활동을 했는데 인턴부터 시작해서 BCBG 회사의 아트디렉팅 업무, 여러가지 체험전, 야외공연 등등 많은 일을 하게 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사실 언뜻 보면 가구를 만들다가 무대디자인을 한다는 것이 좀 색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사실 이것들이 공간과 설치의 개념이었기 때문에 좀 자연스럽게 와 닿았던 것 같습니다.

 

인터랩: 그렇다면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을 하셨던거군요… 제가 듣기론 부산에서 기획테마파크 일도 하셨다고 알고 있는데 그럼 이런 활동도 공간디자인 관련 일이었나요?

최정아: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한국과 관련된 일이라기 보다 중국과 아시아에 관심이 많았던 프랑스 기업과 일을 했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제가 프랑스에서 유학하면서 일을 하게 됐고 프랑스에서 ‘우주의 해’가 지정 되면서 프랑스의 한 회사가 중국컨텐츠를 들여와서 우주에 관한 기획전을 했는데 한자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을 구했기 때문에 제가 거기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 프랑스 회사는 2008년에 한국에도 입찰을 따내게 됩니다. 그래서 부산에서 기획테마파크에서 전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공연이란 동시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대장식을 한 사람이라면 시나리오를 쓴 사람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즉시적으로 소통하는게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공간에 관심이 있었고 그 공간을 만드는 방안으로 목조형가구를 공부했고 그 후에 무대디자인을 했는데 시나리오를 해석하여 공간에 투입하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공연이나 전시기획 할 때에도 책이나 여러 지식을 바탕으로 재해석 하는게 재미있었습니다.

 

인터랩: 네~ 그렇다면 어떻게 신발을, 그것도 한지로 만들게 되셨나요?

최정아: 저는 2011년에 신발을 처음 만들었고 2012년도에 첫 제품이 나왔습니다. 제가 처음에 신발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한 이유는 미대를 다니고 미술계에서 일하다 보니 작가들과 그 작가들이 활동하는 환경, 미술 제도 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도 그렇고 대부분 그림으로 제테크를 하는 것이 좀 힘들고 작가들이 자기 작품을 판다는 것에 대해 현실적인 인식이 없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품은 그냥 작품이라는 좀 특별한 의미를 주기 때문에 어떻게 판매해야하고 어떻게 시장구조를 활용해야 할지 방안이 없다고 해야할까요?
그림2

 그런 생각을 하던 시기에 문광부에서 한지상품공모전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뭔가 재미있는것을시도해 볼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저와 김린이라는 친구가 ‘los’라는 팀이름으로 지원을 했습니다. 한지로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한지로 신발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지가 워낙에 좋은 기능들이 많아서 한지로 신발을 만들 경우 통풍성도 뛰어나고 아토피에도 좋은데 그런 기능을 신발에도 적용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통풍성 뛰어나 맨발로 신어도 냄새 없어…
프랑스인, 울퉁불퉁 섬유질 텍스처에 흥미

“이 신발을 종이로 만들었다고요? 신으면 찢어지지 않아요?”

지난 1월 20일 ‘2012 메종앤오브제(Maison & Objet)’가 열린 프랑스 파리의 노르 빌르뱅트 전시관. ‘코리안 크래프트 앤 디자인(한국 공예품과 디자인)’이라는 이름을 내건 한국관에 관람객이 모여들었다. 이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본 것은 회색 운동화였다. 겉보기엔 평범한 디자인이었지만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운동화였다. 바로 우리 전통 한지(韓紙)로 만든 신발이었다.
박세미 기자/조선일보 : 2012.03.02.

출처: http://kcstudio.tistory.com/1871  

 

그렇게 공모에서 1등을 하게 되었는데 이때 문화부장관상을 기반으로 하면서 신용보증기금 제안이 들어와서 대출도 받고 공장도 섭외하고 판매도 여기저기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013년까지 이어왔습니다.

 

그런데 상품이라는 것이 자기 작품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 것처럼 상품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장이 나가서 파는거랑 다른 아르바이트생이 판매를 하는거랑 매출의 차이가 너무 크게 나게 되었습니다. 이 한지 신발의 특징이나 제작기법 등등 모든 사항을 잘 전달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일단 그렇게 진행을 해 오다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신발’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저희 한지 신발을 일반 스니커즈랑은 다르게 두겹으로 해서 바깥 면에 그림을 그려도 안쪽 살이 닿이는 부분이 딱딱해 지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그 후에 자수나 끈 작업을 하시는 분들과도 콜라보를 하였습니다.

그림3 

인터랩: 한지의 기능성 신말에만 멈춘 것이 아니라 콜라보를 하신거군요?

최정아: 네~ 일단 헌옷을 기증 받고 켜켜이 섬유를 꼬아서 재활용 방식을 사용하여 끈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신발의 장식적인 디자인을 한 것이었는데요 그 뿐만 아니라 일본작가와 함께 유리공예로 신발에 붙여서 특수 제작을 한 경우도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단지 심미적인 디자인을 위해서 콜라보를 했다기 보다 뭔가 신는다는 기능을 가진 신발 외에도 작품으로서의 신발, 또는 잘 팔리기도 하면서 뭔가 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을 콜라보를 통해 해보려고 했습니다. 플러스 알파가 생길까 하는 그런 기대감일까요?

지금은 신발을 아프리카 선교지에 후원 하기도 하고 또 다른 작가님들께서 좋은 곳에 좋은 방법으로 사용하신다면 제공해드리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림4

인터랩: 작가에게 제공을 한다는 것은 신발을 활용하여 작업을 하시게 된다면 지원을 해주실 생각도 있으신건가요?

최정아: 네. 물론 협의를 통해서 신발 제작비만 받거나 또는 새로운 개념의 콜라보를 통해서 작가님들께서 좋은 의미로 사용하시거나 더 좋은 작품을 만드는데에 저희 한지 신발이 필요하다면 같이 의논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랩: 네.. 그렇군요… 많은 분들이 인터랩 인터뷰를 보시고 좋은 제3의 아이디어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생깁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그리고 한지 신발도 앞으로 좋은 이벤트를 통해 세상밖으로 더 많이 선보이게 되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ditor 김 주 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