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술 – 3 ] 인공지능에 대처하는 우리, 인간의 자세

 

2016년 3월에 있었던 구글 딥마인드가 만든 알파고와 프로기사 이세돌의 바둑 경기는 우리를 혼란에 빠지게 하기 충분했다. 기존의 로봇들과는 차원이 다른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기계는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똑똑했고 그 모습을 본 우리는 어쩌면 곧 우리를 능가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낀 것이다.

최근에는 더 많은 인공지능에 관한 의견과 연구 자료들이 발표되고 있는데 ‘인지 혁명의 시대’라고 불리는 이 시대는 기술 발달의 측면을 넘어 우리가 인식하고 존재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한다. 예를 들어 기존에 우리가 나름의 기준으로 현실과 가상을 구분했다면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제 더 이상 현실이 무엇인지 가상이 무엇인지를 분리하기가 힘들어질 만큼 그 변화는 우리의 삶이 가까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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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tvn어쩌다어른, https://www.youtube.com/watch?v=37czwmI6wls

이러다 보니 보니 인간만이 가진 재능이라 생각했던 ‘예술’의 영역을 정서와 감정까지 학습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계가 과연 우리 인간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있다. 미술 안에서 다루어지는 ‘기술’의 화두는 매체의 변화에 따라 그 흐름을 달리 했는데 사진의 발명 이후로 비디오아트, 디지털아트, 뉴미디어아트라는 약 100년의 일직선의 흐름으로 간주할 수 있는 역사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앞으로의 변화의 속도와 내용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맥락을 벗어날 것이다.

<<아직도 인간이 필요한 이유: AI 와 휴머니티>> 전시에서는 이러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과 가능성에 대한 실험적 작품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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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포스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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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Fj3G6_F5yGQ

 

 

특히 이 전시에서 볼 수 있었던 작품은 기존의 동시대 현대 미술에서 다루어져 있던 ‘쌍방향’, ‘인터랙티브’라는 미디어아트 개념에서 한 층 더 발전하였다. 즉 우리가 ‘인간답다’라고 말했던 그 무언가가 결코 인간만의 것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 걸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모리스 베나윤은 토비아스 클랭, 장 밥티스트 바리에와 함께 공동으로 작업한 <브레인 팩토리(Brain Factory)>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브레인 팩토리>는 추상적으로 존재하는 인간의 ‘감정’을 마치 공장에서 나온 ‘제품’처럼 보여주는 작품이다. 관객은 편안한 의자에 앉아 뇌파(EEG)를 측정하는 해드셋을 쓰고 작가가 제시한 단계를 따라가며 사랑, 욕망, 고통 등 감정이나 의식과 연관된 단어를 응시한다. 수집된 뇌파는 작가가 설계한 시스템을 통해 3차원 모델로 변환된다. 보이지 않는 감정을 데이터화하고 시각화하여 3D 프린터로 뽑아내는 일련의 과정은 인공지능 시대에 감정의 본연성과 그 역할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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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팩토리(Brain Factory)>, 2016

출처: http://www.nabi.or.kr/project/current_read.nab?list_num=8&idx=539&

또한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에 대해 연구하는 개발자이자 메이커인 하싯 아그라왈(Harshit Agrawal)이라는 인도 작가는 인공지능과 사람이 서로의 시각언어를 교환하며 함께 그림을 완성해 나가는 <탄뎀(Tandem)>이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구글(Google)의 AI 이미지 소프트웨어인 딥 드림(Deep Dream) 알고리즘의 일부를 활용하여 관객이 터치스크린 위에 그림을 그리면, 입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이 표현한 새로운 이미지가 오버랩 되어 작품이 완성되고 페이스북에 업로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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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제시된 인공지능 기술과 현재 예상되는 여러 발전들은 사실 ‘약한’ 인공지능에 대한 예시라고 한다. 만약 ‘강한’ 인공지능이 생겨나게 됐을 경우 대체로 사람들이 상상하는 결과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는 것 또는 나를 대체할 기계가 나타나는 것, 그리고 최악의 경우 인류멸망이다.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인공지능 기계와 공생할 수 있을까? 인간이 기계에 대항할 수 있는 차별성을 이끌어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인공지능과 이 우주를 공유해야 할까? 다가오는 22세기에 지구의 주인은 여전히 인간일 수 있을까?

editor 김주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