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를 공유하는 시대 : 정고요나 Goyona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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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인터랩에서는 2016 ‘명륜동작업실’ 입주작가 결과전의 일환으로 스페이스 캔에서 <<명륜동, 화>>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열고 있는 정고요나 작가를 만나보았다. 정고요나 작가는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개인전 <기억의 목적>, <상실된 시간>을 비롯해 다수의 공간에서 전시를 열었다.

하지만 페인팅 작업을 지속하던 정고요나 작가는 최근 새롭게 개발한 ‘리얼 라이브 페인팅(Real Live Painting)’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이며 많은 이들을 집중시켰는데 이번 인터뷰에서는 어떻게 이 장르를 만들게 되었는지 그 형식과 내용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자리를 가졌다.


 

인터랩: 안녕하세요. 정고요나 작가님, 최근 ‘리얼 라이브 페인팅’이라는 새로운 기법을 시도하신 후에 반응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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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고요나: 네, 사실 저는 기존에도 제 일상의 풍경과 주변 사람들이 등장하는 회화 작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주제나 내용은 변하지 않았지만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CCTV 화면을 프로젝션하고 그 위에 페인팅을 한다는 방법이 새로워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회화 작업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열리는 전시에서도 평면작업과 ‘리얼 라이브 페인팅’ 작품이 함께 전시되고 있습니다.

 

%ec%9d%b4%eb%af%b8%ec%a7%801밤의 소리, oil on canvas, 90.9×65.1cm, 2016

 

%eb%b9%a8%ea%b0%84%eb%aa%a8%ec%9e%90-oil-on-canvas-116-8x72-7cm-2016빨간모자  oil on canvas   116.8×72.7cm  2016

 

정고요나는 그리는 행위를 통해 생각하는 방법론을 찾는다. 생각하는 방법론으로써 일상에서 만나는 대상이나 장면을 무심하게 재현하며 대상에 대한 밀도 있는 설명보다는 대상 이면에 있는 자신의 기억을 그린다. 작가에게 있어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작가의 일상에서의 사색을 통한 ‘기억의 목적’을 찾는 과정이다. 어떠한 대상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의식을 그리며 생각의 흐름을 통해 기억을 쫓는다.

-작가노트 中

 

인터랩: 네~ 그러고보니 주제면에서는 일상의 모습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리얼 라이브 페인팅’과 주제적으로는 별 차이가 없다고 느껴지네요. 어떻게 해서 ‘리얼 라이브 페인팅’을 처음 시도하게 되었나요?

 

%ec%a0%95%ea%b3%a0%ec%9a%94%eb%82%98-%ec%98%81%ec%83%81%ec%ba%a1%ec%b3%90[사진을 클릭하시면 영상으로 이동합니다.]

리얼 라이브 페인팅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aleYHbfJh_Q&app=desktop

 

정고요나: 일단 저는 아프리카 티비 같은 곳에서 자신의 집에 있는 CCTV 영상을 생중계하고 사생활을 보여주는 채널을 인터넷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누구인지 어느 나라 사람인지도 모르는 이들이 자신의 개인적인 일상생활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을 보고 어떻게 생각하면 요즘 우리 모두가 SNS를 통해 자신의 삶을 노출하는 것과 별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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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사람들을 만나고 통화하는 것 보다 인터넷을 통해 주로 소통을 하고 있고 나 자신도 개인적인 생활에 대한 이미지들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공개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사적이고 개인적인 사진인데 그것으로 인터넷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공유한다는 것이 흥미롭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활 모습은 지금 현재에만 누릴 수 있는 것이고 나중에는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적 현상의 모습들을 사용하여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저의 사적인 이미지를 회화 작업으로 표현하고 있었고 그러던 와중에 ‘공유’에 대한 리서치를 하게 된 것입니다.

옛날부터 그렸던 일상적인 주변 사물을 그림으로 그리는 대신 그것을 빈 캔버스에 실시간 CCTV 영상을 프로젝션 하고 그 위에 페인팅을 하는 것입니다.

 

인터랩: 그렇다면 이러한 ‘감시’라고 하는 특징에 관심을 두시는 건가요?

정고요나: 사실 저는 이 엿보는 사이트를 이용하기는 하지만 ‘감시’라는 것보다 일상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흥미를 느낍니다. 일상 공유를 하는 현상이 감시의 목적으로 말할 수 있는 차원이 아니라 우리가 마치 맛있는 음식 사진 그리고 나의 일상에서 온 예쁜 이미지들을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공개하면서 그것이 내가 모르는 누군가에게 또 퍼지게 되는 내 SNS친구들과 공유한 것들이 그들의 친구들인 내가 모르는 사람들에게 재공유 된다는 측면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리얼 라이브 페인팅’을 할 때 프로젝션 하는 어떤이의 사생활 영상은 실시간으로 어디에선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것이고 그 지금 현재의 사생활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우리와 같은 시간을 살고 있는 하지만 함께 있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나는 그 사람들이 어떻게 일상을 나와 공유하는지를 지켜 보고 그것을 다시 라이브 페인팅 하며 관객과 함께 다시 공유합니다.

 

인터랩: 그렇다면 이 작품의 마지막 완성은 언제이고 또 어떤 모습이 되어야 완성인가요?

정고요나: 일단 전시가 열리는 일정 기간 동안 계속 라이브 페인팅은 진행됩니다. 그리고 CCTV 영상에서 제공되는 장면에서 가구나 사물들은 고정되어 있고 그 안을 걸어다니거나 움직이는 사람이나 동물은 계속 움직이게 됩니다. 그래서 완성된 모습은 배경은 회화 작품처럼 보이고 움직임이 있는 시간의 중첩은 드로잉 선으로 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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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랩: 회화가 움직이는 영상과 함께 작업의 재료로 사용된다는 것이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라이브 페인팅이라는 퍼포먼스 형식의 작업이 끝나면 캔버스의 회화 작품이 남게 될 것 같은데 이 캔버스 작품은 혹시 또 따로 전시가 되나요?

 

정고요나: 지금까지 총 5번의 ‘리얼 라이브 페인팅’이 있었는데 이 결과물은 내년에 개최될 개인전에서 선보일 예정입니다.

 

인터랩: 네. 개인전을 계획하고 계시는군요. 기대가 됩니다. 또 다른 계획이 있으신가요?

 

정고요나: 네. 조만간 북경에서 또 ‘리얼 라이브 페인팅’을 선보이게 됩니다. 북경에서 초대되었는데 물감과 캔버스만 들고 가면 전시가 되기 때문에 전시 기획자들께서 운송비가 들지 않아 좋다는 우스갯 소리를 하시기도 합니다.

 

인터랩: 네~ 그렇네요~ 앞으로도 좋은 활동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ditor 김 주 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