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예/기:술-1] 신을 통한 합일: 고대 그리스 예술

인터랩-PROJECT의 두번째 주제인 [예/기:술]에서 새롭게 다루게 될 주제는 바로 ‘예술과 기술에 대한 동시대적 접근’이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을 눈앞에 두고 지금 현재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동시대 예술이 어떤 형태를 갖고 있는지 현상학적인 접근을 통해 기계과 예술에 대한 사유와 통찰을 꾀하려 한다.

 

[예/기:술]의 첫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우리가 흔히 융합예술 또는 기술과 예술에 대해 말할 때 자주 인용하는 고대 그리스의 예시를 살펴볼 것이다. 어떻게 고대 그리스 예술이 ‘통합’의 측면을 말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

 

우선 기술을 뜻하는 희랍어인 ‘테크네(Techne)’는 라틴어로 ‘아르스(ars)’라고 번역된다. 즉 예술 자체가 기술의 영역에서 사유되었다. 고대 그리스부터 예술은 하나의 ‘모방기술’이자 ‘쾌락을 위한 기술’이었기 때문이다.

출처: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64393&cid=42635&categoryId=42635

그리고 사진과 영화라는 근대 기술의 발명으로 미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던 ‘재현’이 점차 그 중요성을 잃어간 큰 사건을 경험한 이후 이제는 디지털아트, 융복합예술에서 ‘기계’와 ‘기술’이 미술과 더 밀접한 관계를 가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1784년 영국의 증기기관 발명으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 1870년 전기의 발명 후 뒤따라 온 2차 산업혁명, 1969년 이후의 컴퓨터와 인터넷이 만들어낸 3차 산업혁명, 그리고 지금은 로봇과 인공지능을 통한 실재와 가상이 통합된 차세대 산업혁명이 융합의 혁명이자 4차 산업혁명이라 볼 수 있다.

출처: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377297&cid=43667&categoryId=43667

 

 

예술과 기술에 대해 여러 사람이 수많은 연구를 했다. 그 중 루이스 멈퍼드(Lewis Mumford, 1895~1990)의 저서를 통해 보자면 그는 문명비평가, 도시계획자, 문예비평가로 불렸고 혹자는 그를 기술이론가, 도시학자, 건축비평가, 역사학자, 철학자, 문학가라 칭하기도 했다. 멈퍼드 자신은 스스로를 ‘제너럴리스트’라고 불렀는데 그 이유는 제너럴리스트란 “개별적인 부분을 상세히 연구하기보다 그러한 파편들을 하나의 질서 있고 의미 있는 패턴 속에 통합하는 것에 더욱 흥미를 느끼는 사람”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유기적으로 사고하며 자기만의 사상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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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저서 《예술과 기술》은 1951년 5월, 컬럼비아 대학에서 ‘예술과 기술’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한 내용을 엮은 책이다. 당시 멈퍼드는 인간을 기술의 노예로 만드는 기술 신화에서 벗어나 기술을 인간의 노예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술과 기술이 모두 인간이라는 유기체의 구성적 측면을 대변하므로 그 둘을 결합해 활성적 관계를 맺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원전 5세기 그리스의 상황을 예로 들며 실제로 예술과 기술이 통일을 이룰 수 있음을 역설했다.

출처: http://www.yes24.com/24/goods/5630496

 

 

‘학제간의 융합’과 ‘융복합예술’을 논할 때 그리스가 많이 인용되는 이유는 고대 그리스에서는 고대 과학기술 유산이 현대 과학 기술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자동하인, 알람시계, 주행거리계, 유압 오르간, 거중기, 자동극장, 성수자판기, 유압 전신기, 짐벌 잉크병 등의 이러한 발명품들은 생활, 예술, 산업, 체육, 의학, 음악, 군사, 종교 등 사회 전반에 걸쳐 활용되었다.

%ec%98%81%ec%83%81%ec%ba%a1%ec%b3%90[사진을 클릭하시면 영상으로 이동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M3fZzSiw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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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립중앙과학관, <<고대그리스 과학기술 특별전>>

또한 그리스 예술작품이 주로 이야기 하는 주제는 ‘신’이었다. 고대 그리스 예술 작품은 신화와 신화 속 인물들을 표현하며 신전, 조각, 건축, 도자기에 그려진 그림을 통해 신을 만나고 있다. 그리스 건축가들은 모든 예술의 기본이 되는 원칙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말을 되도록 적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건축가들이 건축을 하기 전 “이 건물의 쓰임새는 뭔가?” 자문하여 스스로 납득할 만한 대답을 얻으면 그것에 맞춰 설계하고 건물로 모든 말을 대신했다. 이것을 바탕으로 고대 그리스 신전 건축이 발달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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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초기 그리스의 원형 오두막은 나뭇가지로 엮고 지붕에 진흙을 덮은 구조였다. 한가운데 장대를 꽂아 뾰족한 지붕을 지탱했다.
② 오두막은 직사각형이었다가 정사각형으로 바뀌었다. 창문은 없고 문이 채광의 기능을 했다. 그리스 반도의 목재가 고갈되기 시작했다. 그 뒤부터 벽을 돌이나 벽돌로 쌓았고 지붕에는 박공이 생겼다.
③ 그러나 창문은 여전히 없어 빛이 들어오는 곳은 문 하나뿐이었다.

④ 이 가옥이 신을 모시는 집으로 사용되자, 문을 더 넓히고 지붕을 지탱하기 위해 기둥 몇 개를 추가해 정식 입구로 삼았다.
⑤ 기둥의 수가 점차 더 늘어나고, 앞과 뒤에도 기둥이 세워졌다.
⑥ 마지막으로 건물 주변에 주랑이 세워지고, 박공마다 조각상이 안치되었다. 그러나 아직 창문은 없었으며, 빛은 문으로만 들어왔다.

출처: 방대한 지식을 전한 소수의 사람들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 반 룬의 예술사)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529295&cid=42696&categoryId=42696

 

 

그리스 예술에 있어 기술을 연마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 필수적인 요소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 기술이 바탕이 된 후에야 비로서 예술가의 창의성이 빛을 발한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PROJECT [예/기:술]에서는 예술과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양상을 소개할 예정이다.

 

editor 김 주 옥